책의 구성
<거인의 노트>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기록하는 인간'에서는 나처럼 기록에 대한 중요성과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이러한 인식을 깨고 성장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2부 '거인의 요약 법과 분류법'에서는 머릿속의 생각을 요약하고 정리 및 분류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3부 '거인의 다섯 가지 기록 법'에서는 나와 마찬가지로 제대로 된 기록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즉각적으로 도움이 될 방법들을 소개한다.
인생에서 무엇을 보고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나는 사진을 자주 찍는다. 대부분은 기분 좋게 만든 장면들을 사진으로 찍어 남겨놓고는 한다. 이를테면 길을 가다 만난 고양이라던가, 파랗게 물든 하늘과 대비되는 노랗게 물든 나뭇잎이라던가, 골목길 작은 카페의 컵홀더가 예쁘다던가 하는 그런 순간들을 만나면 어김없이 셔터를 누른다. 핸드폰을 들여다보다가도 어떤 재미난 일을 발견하면, 수시로 스크린 캡처도 해놓는다. 바꾸지 않아도 될 핸드폰을 사진 용량 때문에 바꾸기도 했다. 요즘은 워낙 사진이 고화질이기도 하고, 필요 이상으로 사진을 찍어두기 때문이다. 나의 기록은 순간순간의 이미지이다. 사진을 다시 마주하면 그날의 풍경, 온도와 함께 그때의 이야기와 감정을 불러온다. 이렇게 손쉽게 이미지로 기록을 남길 수 있어서인지, 손으로 무언가를 쓰는 버릇이 익숙하지 않다.
기록하면 인생이 보인다.
이 책 <거인의 노트>의 들어가는 글은, '기록하면 인생의 보인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나도 가끔은 핸드폰의 메모장을 열어 순간에 떠오르는 기억들을 그때그때 적어두고는 하는데, 공들여 적는 버릇이 들지 않아서인지 한참 뒤에 다시 들여다보면 언제 무엇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어서 적었는지 기억이 떠오르지 않을 때도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책을 읽고 느낀 감상을 떠오르는 대로 한두 자 적어두고 덮어놓는 식이다. 언젠가 다시 열어보면 무슨 책의 어떤 구절을 보고 그러한 감상을 적었는지 정리가 되어 있지 않다.
이 책의 시작에서 '기록은 내가 고민해 왔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최고의 무기였다. 단순히 생각으로 머물다가 흩어질 많은 정보를 기록으로 한데 모으면 그것은 수단이 되고 역사가 된다'라고 말한다. 나의 기록들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정리되지 않은 채 두서없이 나열한 단어와 문장들의 연속이었다.
매일의 나를 남기는 일.
기록학자인 저자는 '기록은 단순하다. 매일의 나를 남기는 일이다.'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어려서부터 나에게 일기란 곧 숙제였다. 그마저도 방학처럼 매일 검사하는 선생님이 없으면, 개학 직전에 몰아서 소설을 써내곤 했다. 한참 어른이라고 불릴 나이가 되어서도 나의 일기는 여전히 '누구와 만났다', '무엇을 먹었다', '어떤 일에 기분이 좋았다'와 같은 일차원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나의 일상을 정리하고 메모하며 내가 중요하다 여긴 가치들을 엮어 정리해 남기는 것이 기록이라는데, 가치 없는 나의 일기에서도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궁금함에 이 책을 마저 읽어 보았다.
왜 기록해야 하는가?
'메모'는 '기록'의 원천으로, 조각난 글을 모아 다시 체계적으로 정리해 발전시켜야만 비로소 '기록'이 된다. 단순히 남기는 데 그치는 메모는 기록이 아니다. 즉 기록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적는 메모를 제대로 정리하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기록을 해야 할까? 저자는 이 질문에 '1. 기록은 나를 지속 성장시킨다.', '2. 기록은 내 삶의 주도권을 갖게 한다'라고 답한다.
이 책에서 기록은 '어지럽혀진 방을 멀끔히 정리해 언제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는 말이 와닿았다. 사실, 나는 방을 잘 어지럽힌다. 어질러진 상태에서는 물건을 찾는 일도 쉽지 않다. 물건들을 제 자리에 넣고 정리해두면 언제고 다시 꺼내 쓰기도 수월하다. 게다가 내가 자유롭게 활동할 공간도 생긴다. 기록도 이와 마찬가지다. '무질서에서 사람은 자유로울 수 없다.'
기록하라, 반복하라, 지속하라
새해가 밝으면 새로운 다이어리에 계획들을 세워놓는다. 물론 거기에는 작심삼일로 연결될 '운동하기', '영어 공부' 같은 허무맹랑한 계획도 포함된다. 올해는 1월부터 12월까지 반드시 다이어리를 채워보겠다는 다짐 역시도 깨져버리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거인의 노트>에서도 역시, 성장에는 '미친 듯이 지속'하는 힘이 필요하다고 한다. '기록'하고, 기록을 '반복'하고, 기록의 반복을 '지속'하는 과정들이 모여 성장할 수 있다고 말이다. 이런 '지속'하는 힘이 내게 없던 이유를 이 책을 통해 깨닫는다. '목표가 무엇인가', '어떤 일상을 보내는가',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고찰이 빠져 있다. 다짜고짜 세워놓은 계획이 무모했던 이유다. 나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시작한 계획이 지켜질 리 만무했던 것이다.
최악의 메모 습관
나의 기억에 악영향을 미치는 매우 잘못된 메모 습관을 되돌아본다. 메모를 하며 '나중에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에, 우리의 무의식이 그 메모를 기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기억하지 않기 위해 하는 메모', '생각하지 않는 메모', '재활용하지 않는 메모' 모두 잘못된 메모 습관인데 나의 핸드폰 메모장의 기록이 앞서 열거한 잘못된 습관들의 산물이다.
과거의 생각을 현재로 불러오기
<거인의 노트>라는 책을 읽고 메모나 기록을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기록은 과거를 담고 있지만 현재화될 때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이 책을 읽고 나의 생각과 메모들을 정리하고 기록하며 다시금 깨닫는다. 이 책을 읽으며 느꼈던 과거의 생각들을 지금, 현재에 불러와 기록하는 과정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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