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삶의 에너지가 된다.
나는 일상에서 크고 작은 일들로 불쾌감 또는 짜증을 느낄 때가 있다. 하지만 동일한 상황에서 누군가는 나와 달리 평온해 보이기도 한다. 또 어떤 때는 나에게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굉장한 분노를 일으키는 일이 되고는 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분노라는 감정 속에는 그 이면에 억울함, 기대, 심판, 무력감, 두려움 등이 숨어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분노를 일으키는 감정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서툴다. 나 역시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내 안에서 일어나는 분노의 어렴풋한 근거를 찾아 정당화하기만 했을 뿐, 나의 실제적인 감정을 들여다본 적은 없다.
저자는 분노를 일으키는 감정을 세밀히 들여다보며 그 안에 풍부한 세상이 있음을 깨닫는다. 그래서 '분노의 근원은 무엇인지', '무엇 때문에 분노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지' 탐구를 시작한다. 이러한 탐구의 결과로 저자는 분노 속에 심판, 기대, 자기 요구, 감정의 연결, 두려움, 사랑과 같은 여섯 가지 감정이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이를 토대로 분노라는 모습으로 숨어있는 감정의 실체를 인지하고 이해함으로써 이를 우리 삶의 에너지로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주로 타인을 향한 분노에 대해 다루지만, 자신에 대한 분노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앞서 말한 타인을 향한 분노에 비추어 적용해 볼 수 있다.
분노는 반드시 드러날 수밖에 없다.
저자는 분노를 대처하는 방식에는 보통 억압하거나, 표출하거나, 이성적으로 원인을 따져보거나, 이를 활용하는 등 4가지 방식을 취한다고 말한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은 억압하거나, 표출하는 단순한 태도를 보인다.
분노를 대처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분노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알아가는 것에서 시작한다. 나는 마주하는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분노에 대처하는 방식이 다르게 나타난다. 가끔은 불필요한 곳에서 일곤 하는데, 이때 나의 이성은 잘못된 감정이라 여기며 받아들이지 못한다.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 여겨보고 그렇게 억누르다가도 사라지지 않으면 주위를 돌리곤 한다. 이제 보니 이 책에서 말하는 '자기 강요'와 '주의 전환'이 뒤섞여 있다. 이렇게 억누르는 이유는 갈등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큰 탓이기도 하다. 하지만 분노를 느낄 때 주의를 전환하는 방법은 잠재의식 안에 잠시 갇혀 있는 것일 뿐,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억누르다 보면 분노는 결국 어떻게든 반드시 드러날 수밖에 없다. 분노의 본질을 파악하고 어떻게 활용할지 배워야 하는 이유이다.
나의 해석에 따라 감정이 결정된다.
한 가지 일을 두고도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기분이 달라지게 되는데, 이 말은 곧 '똑같이 화가 나더라도 그 이유가 다 다를 수 있다'라는 말과 같다. 감각 기관으로 받아들이는 자극 반응에 의해서가 아닌, 전적으로 나의 해석과 판단에 따라 타인에 대한 행위를 명명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를 '라벨링'이라고 부른다. 우리 대뇌가 만들어낸 개인적인 평가를 사실이라고 믿는 것이다. 관점이 다르면 기준이 달라지고, 결론도 달라지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제대로 듣고, 구체적으로 말하고, 반응하는 소통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분노 뒤에 숨은 진짜 감정 찾기
이 책을 읽고 분노 뒤에 숨은 내 맘 속의 진짜 감정을 찾아본다. 나 역시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나의 분노의 대부분은 응당 그러해야 하는 일들에 누군가 반하는 행동을 했을 때 일어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나의 도덕적 잣대와 어긋나는 행동을 마주할 때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나의 규칙이 진리'라는 데서 비롯된 분노라고 할 수 있다. 가령, 스포츠를 좋아하는 나는 경기장을 자주 찾는 편이다. 관중석에 앉아 경기를 보다 보면 주변에 연령대가 다양하게 분포된 걸 볼 수 있는데, 가끔 경기력이나 판정에 불만을 품은 관중들이 욕설을 내뱉기도 한다. 안타까운 상황이긴 하지만, 누군가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고 보니, 나 혼자만의 잣대임에도 불구하고 '나만의 규칙이 아니라 진리이며, 누구나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요즘 자신의 화를 주체하지 못해 일어나는 사고들이 다반사다. 물론, 누구에게나 분노할 자유는 있다. 필요한 분노를 억누르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쉽게 분노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읽어보길 권장한다. 분노라는 감정에 압도되어 자칫 행동을 그르치기보다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분노하는 이유를 성찰하고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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